본문 바로가기
전시회 감성공유

[후기] 뮤지컬 '하데스타운' 공연 후기

by 커피 라이터 coffee writer 2021. 12. 11.

 

모임이 잦아들고, 길거리에서 캐럴마저 듣기 어려운 요즘

유일하게 연말 분위기를 찾을 수 있는, 우리 부부만의 송년 의식이 있다면

그것은 뮤지컬을 관람하러 가는 것이다.

 

작년에는 라이온킹, 노트르담 드 파리였다면, 올해는 하데스타운을 선택했다.

전작들이 워낙 대작이기에 대만족했지만, 새로운 플롯을 접해보고 싶다는 욕심에서였다.

 

출처 : 직접 찍은 사진, LG아트센터

 

하데스타운의 줄거리는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한 것으로

하데스에게 빼앗긴, 아내 에우리디케를 찾으러 나서는 오르페우스의 이야기였다.

 

줄거리는 우리가 아는, 그리스 신화와 같았지만

등장인물에게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른, 인간적인 특성을 가미하면서, 신화를 좀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도록 구성했고

무엇보다도 배우와 앙상블의 능력과 에너지가 넘치는 공연이었다.

 

주연 배우들의 목소리야 말할 것도 없이 좋았는데

특히 오르페우스 역과 페르세포네 역 배우들의 목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오르페우스는 소년과도 같은, 연약하고 아름다운 목소리가 역할과 잘 어우러졌고

페르세포네는 기존 이미지를 깨는, 재즈 풍의 노련하고 원숙한 목소리가 아름다웠다.

 

일꾼을 담당하는 배우들이 노래 중간에 의성어처럼, 기계소리 또는 경적소리 같은 소리를 섞어서 부르는데

그 소리가 어쩌면 악기보다도 아름다워서, 사람의 목소리가 참 아름답다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 참고로 내가 본 공연의 캐스트는 아래와 같았다.

조형균(오르페우스), 강홍석(헤르메스), 김선영(페르세포네), 김환희(에우리디케), 양준모(하데스)

 

또 독특하게도 앙상블이 무대에 함께 오르는데, 그 모습 자체가 배경이 되기도 하고

지금까지 주목받기 어려웠던 앙상블에게도 스포트라이트를 주면서, 뮤지컬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대 변화가 매우 적은 공연이라는 것이었다.

무대 또는 배경 변화를 최소화해서 관객의 상상력을 최대화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고는 하지만

이전에 보았던 대작들과 비교했을 때, 무대 배경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다는 인상이 너무 강했다.

같은 값을 내고 본다면, 관객들은 무대 배경이 풍성한 공연을 더 선호할텐데, 하는 아쉬움이 매우 컸다.

 

이 아쉬움을 배우와 앙상블의 능력으로 메워넣었기에 좋은 평가를 받았던 건 아닐까

무대 배경이 더 풍성했다면 더 극찬을 받을 수 있었던 공연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보통 커튼콜은 촬영을 허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데스타운은 커튼콜을 포함하여, 모든 장면이 촬영 불가하다. 이 점은 공연 선택 전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

(공연을 온전하게 즐기는 것도 큰 즐거움이지만, 나의 감상을 알리는 것도 요즘의 큰 즐거움이니 말이다.)

 

+) 참고하면 좋은, LG아트센터 입장사항

1. 주차장은 GS타워와 공유하고 있으며, 주차비는 4시간당 3,000원으로 합리적인 편

2. 1층 로비에서 예매표 확인 (반드시 발권 필요) & 온라인 문진표를 모두 작성해야 입장 가능

3. 화장실은 1층 로비에도 있으니, 입장 전에도 이용 가능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