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서재추천3 [서평] 더티워크, 이얼 프레스 (2023) 직업에 대하여, 어릴 적부터 반복적으로 교육받은 것이 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그러나 직업을 가지는 순간, 아니 그 전부터 이 문장에 대해 '🤔정말로?'라는 반문을 수십 번쯤 해본 것 같다. 어떤 직업을 가지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고 누군가는 '그런 취급을 받기 싫었으면 어릴 적에 더 공부하지 그랬어'라는 멸시를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멸시하는 직업이 정말로 가치가 없는, 천한 직업이기 때문인가? 가치가 없다면, 그 직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 책에서 말하는 더티워크가 바로 앞서 말한 '가치없는', 정확히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이다. 정확하게 인용하자면, 더티워크는 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더럽다고 여겨지는 일(여기서 '더럽다'는 도덕 또는 윤리의.. 2023. 9. 23. [서평] 소비단식 일기, 서박하 (2022) 우리는 참 편안한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돈만 있다면 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외주로 맡길 수 있다. 식사는 배달으로, 빨래는 코인세탁방으로, 택시는 미리 예약해서 타고, 심지어 집정리도 전문가의 손길로 하루면 끝낼 수 있는, 소비 만능주의 세상이 아닐까? 이런 세상의 흐름을 거슬러, 소비단식을 하겠다고? 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이런 짤이 떠오른다. 신용카드를 써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까. 분명 다 내가 쓴 돈인데, 카드이력을 보면 낯설다... 이 책의 주인공 역시 현대사회의 미덕인 소비에 한없이 너그럽고, 카드이력은 매번 새롭게 느껴지는 사람이다. 그런 그녀가 소비단식을 결심한 이유는 1달치 카드비가 450만원을 넘겼다는 문자를 받은 일이었다. 큰 소비없이 몇만원씩 썼을 뿐인.. 2023. 8. 27. [서평] 회사 인간의 인문적 성공, 임가우 (2021) '겁 많은 우리가 자신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위로의 글. 하지만 더 적극적이고, 더 공부하고, 더 노력해라. 회사가 아닌 너를 위해서- 라는 말로 맺는 팀장님의 훈화같은 글. 직장인으로 살면서, 연말이란 마음 속에 잊혀졌던 '불안'을 상기시키는 달이었다. 그 언젠가 내가 호기롭게 새웠던, 혹은 너라면 할 수 있다며 막무가내로 주어진 목표에 대한 평가가 주어지는 달이며, 동시에 그에 대한 신상필벌이 주어지는 달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인사평가는 회사마다 12~2월까지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연말이 되면 그 해의 평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 불안함이 스멀스멀 기어나올 때쯤, '회사인간'이라는 단어가 나를 사로잡았다. 이 책은 마치 실무자와 임원 사이에 끼인, 팀장님이 쓴 글같다는 .. 2021. 12.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