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도서추천4 [서평] 소비단식 일기, 서박하 (2022) 우리는 참 편안한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돈만 있다면 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외주로 맡길 수 있다. 식사는 배달으로, 빨래는 코인세탁방으로, 택시는 미리 예약해서 타고, 심지어 집정리도 전문가의 손길로 하루면 끝낼 수 있는, 소비 만능주의 세상이 아닐까? 이런 세상의 흐름을 거슬러, 소비단식을 하겠다고? 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이런 짤이 떠오른다. 신용카드를 써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까. 분명 다 내가 쓴 돈인데, 카드이력을 보면 낯설다... 이 책의 주인공 역시 현대사회의 미덕인 소비에 한없이 너그럽고, 카드이력은 매번 새롭게 느껴지는 사람이다. 그런 그녀가 소비단식을 결심한 이유는 1달치 카드비가 450만원을 넘겼다는 문자를 받은 일이었다. 큰 소비없이 몇만원씩 썼을 뿐인.. 2023. 8. 27. [서평]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2013) 추리소설 하면 떠오르는 작가, 코난 도일과 애거서 크리스티. 원조격인 그들의 이야기야말로 추리소설이 그리울 때면 다시 찾는,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글이다. (단언컨데 그들의 오리지널리티는 따라잡을 수 없다) 얼마전 전 온라인 게시글에서 스치듯,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중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야말로 오리엔트 살인사건에 버금가는 명작이라는 후기를 보고, 온 주말을 바쳐 읽기 시작했다. 이 사건은 제목 그대로, 작은 마을의 유지인 애크로이드 씨가 자신의 집 서재에서 살해된 채 발견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그 날 애크로이드 집에는 가족 뿐만 아니라 비서, 집사와 하인들, 친구까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눈을 피해서, 범인은 어떻게 살인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일까? 📜 사건.. 2023. 8. 21. [서평] 영화를 빨리감기로 보는 사람들, 이나다 도요시 (2022) 요즘 눈에 띄게 빈도가 잦아진, 동시에 나만 그런가 싶은 행동패턴이 생겼다. 그것은 언제부턴가 유튜브를 제 속도로 보는 일이 힘들어진 것이다. 영상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만 빨리 확인하고 싶어서 1.5배속으로 보기 시작했더니 금새 2배속으로 넘어가는 것은 물론, 제 속도로 보는 일이 답답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마치 이 책은 이런 나에게 말하는 메시지일 것 같아서 책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 책은 크게 4가지 이유로 '빨기 감기에 익숙해지는 세태'에 대해 설명한다. 1. 컨텐츠 소비방식의 변화 2. 작품의 과잉 설명 경향 3. 가성비 중심의 사고관 4.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수단 1. 컨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 : 구독경제로 인한 컨텐츠의 과잉공급 20년 전만 해도 컨텐츠를 즐기려면 많은 비용과 수고가 필.. 2023. 8. 16. [서평]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히가시노 게이고 (2020)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더워지기 시작하면 서늘한 것을 자연스럽게 찾기 마련이니 말이다. 호러 컨텐츠를 원한다면 요즘은 영상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을테지만, 무서워서 모니터를 반쯤 가리고, 귀도 반쯤 틀어막는 나에겐 책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그래서 읽게 된, 일본의 대표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사건은 정말 뜬금없는 서사로 시작한다. 화려한 기술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천재 마술사의 무대를 서술하다가,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내려오는 딸의 모습이 서술된다. 이 두 가지 사건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을 무렵, 마술사는 주인공의 삼촌이자 사건의 탐정이 되어 마법처럼 사건을 풀어간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중학교 교사로 근무했던 아버지가 살해당하며 시작한다. 주인공인 .. 2023. 8.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