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워낙 유명한 책이어서, 매체에서 컨텐츠로 다룰 만큼 친숙한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취업 면접에서의 기억' 덕분이었다.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어느 기업의 면접이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간관계론을 꼽으며,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한 면접자가 대답했다.
그 순간, 어떤 직무에서 일을 하든 사람간의 관계 형성이 가장 기본적인 일인데
나는 그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없구나, 하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꼈던 기억이 강하게 남았다.
그래서 이 책을 본 순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홀린 듯이 택하게 되었다.
모든 책장을 넘긴 지금, 책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상대방을 존중하라'고 말할 것이다.
인간은 본능에 따라 '자신'을 가장 우선시하며, 자신에게는 관대하지만 남에게는 까다롭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비난에 방어적이지만, 남에게 향하는 비난에 대수롭지 않아하기 쉽다.
이러한 성향을 고려한다면, 상대방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이끌어내기 위해
1.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을 비난하지 말고
2. 상대방으로 하여금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도록 대우하며
3.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설명하는 것
위 3가지가 사람을 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라고 이야기한다.
이어서 상황에 따라
1.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6가지 방법
2. 사람들을 설득하는 12가지 방법
3.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적개심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사람을 바꾸는 9가지 방법에 대해 서술한다.
그 중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아래와 같이 추려보고자 한다.
<잘 듣는 사람이 되어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만들어라>
- 당신이 만나는 거의 모든 사람은 어떤 면에서 당신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절대 변하지 않을 사실이다.
따라서 그의 마음에 다가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영리한 방식으로 그 사람의 세계에서는 그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점을 당신도 진심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논쟁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논쟁을 피하는 것이다>
- 자신의 의지에 반해 설득당한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상대방이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도록 내버려 두어라. 상대방은 자신의 일과 문제에 대해서 당신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져라. 상대방이 당신에게 이야기를 하게 만들어라.
-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해냈다고 여기도록 만들어라.
<기꺼이 부응할 만한 평판을 부여하라>
- 격려하라. 고쳐주고 싶은 잘못은 고치기 쉬운 잘못처럼 보이게 하라.
다른 사람이 해주었으면 하는 일은 쉬운 일처럼 보이게 하라.
책을 읽다 보면, 이 모든 조언이 '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을 쉽게 이용하는 방법'처럼 보이지만
각 챕터마다 가장 많이 쓰는 단어는 '진심'일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상대방에게 쉽게 휘둘리는 사람(a.k.a. 호구)이 되고 싶지 않은 것처럼
상대방도 나에게 진심이 보이지 않는다면, 나의 말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철저히 방어기제를 보이지 않을까?
결국 사람에게 다가가는 최고의 방법은 '진심'으로 상대를 존중하는 것으로
1) 그의 자존심이 해를 입지 않도록 조심하고 2) 그가 원하는 바를 스스로 이루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카네기가 말하고자 했던 관계론이 아닐까 싶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속담처럼 나이가 들수록, 내가 아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세상에는 다양한 방식이 존재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그것은 만고의 진리여서, 어느 분야든 어떤 학문이든 결론적으로 '우리는 모두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로 귀결되는 듯하다.
고로 우주의 먼지끼리 니가 잘났니, 네가 잘났니 키재기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저 우주에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존재로서 그를 존중하면 그만인 것이다.
장난처럼 '요즘 애들은~'이라는 말을 달고 살지만
그것이 타인의 경험을 무시하는 이유가 되지 않기를, 그저 다름을 인정하는것임을 스스로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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