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8 [서평]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2021) 이 책은 상처받은 경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이, 인생에서 좌절이라곤 겪어보지 못한 것 같은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따라가며 극복의 비결을 찾는 이야기이다. 그가 만들어온 삶의 자취를 따라가보면,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스탠포드의 학장으로 훌륭한 제자들을 키워낸 스승, 명망있는 어류학자, 그리고 전쟁을 막아서기 위해 노력한 평화주의자였다. 그는 한평생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류의 존재를 밝히기 위해 노력했으며, 모든 표본이 사라지는 자연의 위기 속에서도 다시 살려내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은 참된 학자였다. 반면 그는 스탠포드 대의 설립자인 부인을 죽인(것으로 추정되는) 범인이자, 그것을 의도적으로 감추려고 노력한 공범이다. 그리고 자연의 가지(상하계층)이 존재한다는 믿음 하에 우생학을 법제화한 악인이기도.. 2022. 2. 21. [서평] 일상 채우기 기술, 양영희 (2021) 작년부터 '갓생'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인터넷에서 '갓생살기', '미라클모닝 도전'처럼 열심히 사는 삶을 보여주는 컨텐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직장인 1억 만들기, 셀러던트 족(族) 등,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용어는 수없이 많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갓생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는 이유는, 그 방향이 물질적인 양이 아니라 삶의 질을 향하기 때문이 아닐까. 힘든 시기를 보낼수록 외면보다는 내면의 힘을 기르는 데에 집중하게 되는 듯하다. 나를 둘러싼 환경은 뜻대로 바꾸기 어렵지만, 내 자신은 의지라는 힘으로 변화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지를 강하게 다지는 방법에 주목할 뿐, 의지.. 2022. 1. 27. [서평]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오카다다카시 (2015) “나는 왜 사람들에게 의지하지 못할까” 또는 “나는 왜 사람들에게 과하게 의지할까”하는 고민을 최근 2번 이상 해봤다면, 읽어볼 만한 책. 이 책은 안정형 애착관계를 갖지 못한, 모든 불안/회피형 애착관계자들을 위한 내용으로 첫 번째 목적은 객관적으로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고, 두번째 목적은 스스로를 속박하고 있던 공포에서 벗어나 ‘진짜’ 삶에 뛰어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형태의 불안정 애착관계이든, 과거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공포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방어기제 같은 것이었다. 애착 대상과 떨어졌을 때 불안형 애착이라면 상당히 불안해하며 돌아온 대상에서 화를 내는 반면, 회피형 애착이라면 떨어졌을 때나 돌아왔을 때에도 무반응으로 대한다고 한다. 즉, 1) 불안형은 내게 다시 관심을.. 2022. 1. 27. [서평] 회사 인간의 인문적 성공, 임가우 (2021) '겁 많은 우리가 자신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위로의 글. 하지만 더 적극적이고, 더 공부하고, 더 노력해라. 회사가 아닌 너를 위해서- 라는 말로 맺는 팀장님의 훈화같은 글. 직장인으로 살면서, 연말이란 마음 속에 잊혀졌던 '불안'을 상기시키는 달이었다. 그 언젠가 내가 호기롭게 새웠던, 혹은 너라면 할 수 있다며 막무가내로 주어진 목표에 대한 평가가 주어지는 달이며, 동시에 그에 대한 신상필벌이 주어지는 달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인사평가는 회사마다 12~2월까지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연말이 되면 그 해의 평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 불안함이 스멀스멀 기어나올 때쯤, '회사인간'이라는 단어가 나를 사로잡았다. 이 책은 마치 실무자와 임원 사이에 끼인, 팀장님이 쓴 글같다는 .. 2021. 12. 13. 이전 1 ···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