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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한바닥평

[영화평] 007 퀀텀 오브 솔러스 (2008)

by 커피 라이터 coffee writer 2024. 10. 9.

007 퀀텀 오브 솔러스, 왓챠


007 시리즈라면, 영화 제목과 타이틀 음악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오랜 기간 이어져온 명작인데
무려 22번째 제작된 제임스 본드 시리즈 영화이며, 다니엘 크레이그는 무려 6번째 제임스 본드이다.

내게 007은 어릴 적 MBC에서 방영하던 ‘주말명화’로 온 가족이 모여 오손도손 보았던, 추억이 담긴 영화이다.
본드가 관객을 향해 총을 발사하는 듯한 등장씬을 보며, 두근거렸던 마음이 남아 아직까지 이 시리즈를 찾는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퀀텀 오브 솔러스는 전 작인 007 카지노 로얄과 이야기가 연결된다.
(이를 몰랐던 나는 어리둥절한 오프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니 영화 감상하기 전이라면, 순서를 다시 정하시길.

제목인 퀀텀 오브 솔러스(Quantum of Solace)는 ‘한 줌의 위안‘이라는 뜻으로,
포스터에 등장하는 두 인물이 하나의 서사 안에서 다른 위안을 얻게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미리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특징이 있었는데
1. 보다가 지칠만큼 길고 많은 액션 장면
2. 실화에 기반한 빌런의 등장
3. 제작 당시 발생한 각본가 파업의 영향을 꼽고 싶다.

 

🎥 첫 번째, 보다가 지칠 만큼 길고 많은 액션

오버를 조금 보태서, 상영시간의 절반은 액션 장면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길다.

전작과 이어지는 만큼, 오프닝부터 아무런 설명없이 악당을 심문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5분도 되지 않아 액션 장면이 시작된다.

그 이후로도 악당의 무리를 추적하는 장면, 정체를 밝힌 악당의 정체를 따라가는 장면까지 끝없이 이어진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깊이가 없어진 스토리를 보완하고자 과도하게 많은 액션 장면을 넣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 두 번째, 실화에 기반한 빌런의 등장

이번 시리즈의 악당이자, 그 무리들을 대표하는 이름이 제목에 등장하는 '퀀텀'이었는데

자원을 독점하고자 하는 악당의 모습은 실제 볼리비아의 사례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참고: 볼리비아 코치밤바 물 전쟁)

 

1990년대 볼리비아 정부는 과도한 부채로 세계은행의 지원을 받게 되는데,

이때 부채를 줄인다는 명분 하에 수도를 미국 민영기업인 '벡텔'에 넘기게 되며 수돗물 가격이 무려 4배가 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던 것인지, 퀀텀 역시 천연 자원인 물을 독점하고자 하는 계략을 펼친다.

 

왜 굳이 석유도 아닌 물이었을까 생각했지만

파급력을 생각했을 때 기업보다 민간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파급력을 생각해보면, 아 정말 빌런이 맞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 세 번째, 각본가 파업의 영향

제작 당시 각본가 파업에 이어, 미국 배우들의 파업이 예고되어있는 상황에서

각본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크랭크인하며 제작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마치 한국의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쪽대본으로 진행하며 완성도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있는 것처럼,

할리우드 역시 파업이 완성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으며, 이를 보완하려고 무리하게 액션을 섞었던 것도 패착이었던 듯하다.

(이 과정에서 다니엘 크레이그 역시 비중이 높은 액션에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부상도 많았다고 한다)

 

이러한 포인들을 고려한다면, 전작인 '카지노 로얄' 대비 왜 아쉬움이 남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전작과 동일한 기대를 가지고 선택한다면, 아마 실망감이 매우 큰 시리즈라고 단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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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전작인 '카지노 로얄'은 Mr.White라는 조직 내부원에게 마치 진범은 나였다는 듯이 메시지가 오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데, 그를 체포하여 심문하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Mr.White는 체포가 되었음에도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며 딱 한마디를 한다.

 

우리는 어디에나 존재하지

 

이 마로가 동시에 M의 비서인 미첼이 M과 007을 공격하며, 범죄 조직이 내부의 어디까지 퍼져있을지 위기감이 감돈다.

007은 범죄 조직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도미닉 그린이라는 인물을 발견하며, 이 인물이 조직의 헤드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도미닉 그린에게 접근하기까지는 정치적으로도 어려움이 있다.

거대한 자본력을 근간에 두며, 경제력을 고려하는 전 세계 정치가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다만 (전작의) 베스퍼를 잃은 슬픔과 정의를 향한 신념으로, 007은 거침없이 도미닉 그린과 그 세력에게 다가간다.

 

도미닉 그린은 사회의 앞면에선 환경운동가로 사회적 입지를 다져가고 있었지만

뒷면에선 볼리비아 군사세력인 메드라노 장군과 도모하며,

이들에게 자본을 지원하는 대신 천연자원의 40%를 넘기는 조건을 건다.

 

이 계약을 진행하는 과정이 007에 의해 발각되고, 이를 피해 도미닉 그린은 사막으로 도망가지만

추적해온 007에 의해 더 먼 사막에 버려지게 되며,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게 된다.

이를 통해 007은 연인인 베스퍼를 살해한 조직에게 복수를 선사하는 동시에 조직원으로서 정의 실현의 역할도 수행한다.

 

동시에 설명하지 못했지만 카밀이라는 여인이 등장하는데

이전 볼리비아 독재자의 딸이지만, 메드라노 장군에 의해 일가족이 멸살되며 복수를 꿈꾸는 이이다.

본래 독자적으로 메드라노 장군에게 복수하고자 했지만, 007과 함께 거래장면에서 그에게 총을 발사하며 복수를 끝낸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007과 카밀, 두 인물이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건에 대한 복수를 끝내며

영화의 제목처럼 한 줌의 위안, 그리고 평화를 얻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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